보헤미안 랩소디 소감

1. 음악이 계속 흘러 좋다. 영화 끝나고
원곡들을 들어보니 내 취향은 아니지만 좋은 음악이란 건 알겠다.

2. 남주 연기 미쳤다. 나머지 배우는 평범하다. 여주 역할이 중요한데 좀더 애틋하게 연기했음 하는 아쉬움이 있다.

3. 스토리 전개가 중반까진 압축적이고
빠른데 이에 맞게 현란한 연출이 돋보인다.후반부는 좀 신파로 흐르면서 진부해진다. 하지만 남주 배우의 몰입감 넘치는 연기가 너무 뛰어나서 지루하진 않다.

4. 영화를 많이 보진 않지만 근 10년간 본 영화중 소셜 네트워크,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함께 top3인 것 같다. 아주 드물게 다시 영화관에서 보고 싶은 영화다.

by Eternity | 2018/11/30 23:10 | 기타 소감 | 트랙백 | 덧글(0)

중고 cdp를 샀다

5년 넘게 잘 쓰던 파나소닉 sl s130이
재생시 덜그럭거려서 며칠 수소문한 끝에
같은 sl시리즈의 s450으로 바꾸었다.

갈수록 구형 cdp를 구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개인적으로 00년대 이전 출력이
높으면서도 쇼크방지가 되는 제품들만
찾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s450을
보니 외양은 s130보다 좀더 멋진데 후속
제품답게 음색은 저음이 약간 줄고 고음이 좀 간드러진다(이것이 심화되어 이후
ct 시리즈에서는 고음에 한층 치중하는데
클래식 재생에는 별로다). 상태도 좋아
싼값에 양도해신 분께 감사를..

지금은 cd 음질 이상의 파일과 디지털
재생기도 나온 지 오래기에 그런 컨버터를
쓰는 사람들에겐 cdp는 이미 존재의의를
상실한 지 오래다. 나도 언젠가 갈아타긴
하겠지만 아직은 구형 cdp를 통해 음악을 듣는 행위 자체가 좋다. 어릴 때 음악 듣던 추억이 떠오르면서 과거와 현재의 나 자신이 연결되는 느낌이랄까..가끔씩 만화방에 가는 이유도 아마 그것이 아닐지.

by Eternity | 2018/11/12 23:02 | Classical Music | 트랙백 | 덧글(0)

cd의 황혼기, 요즘 듣는 음악

과거 최고의 명연주가 헐값 박스로 쏟아지는 이 시기에 클래식에 막 취미를 붙인 이들은 경제적 측면에서는 행운이다. 유명 작곡가가 특정 장르에서 여러 곡을 남겼다면 개별 곡의 낱장보다는 전곡을 더 쉽게 싼 가격으로 과거 명연을 구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시디들은 아마도 대부분 몇년 내 절판될 가능성이 높아 마음에 드는 건 그때 그때 바로 구입할 필요가 있다. 물론 네임벨류만 보고 들여 놓았다간 공간만 차지하며 먼지만 쌓일 가능성이 높으니 신중해야 한다.

요 몇개월간 그간 듣지 않았던 곡들에
흥미를 가지면서 음악을 듣는 즐거움이 배가 되고 있다. 취미생활에 있어 신선함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클래식음악도 이와 다르지 않아서 일단 뇌가 기억한 곡과 연주는 들을수록 즐거움이 조금씩 하락하기 마련이다.

음악의 만물박사였던 글라주노프는 쇼스타코비치와 소프로니츠키에게 '자네들은 새롭고 좋은 음악을 앞으로 알게될 것이니 부럽다. 난 그 음악들을 다 잘 알고 있으니..'라고 말한 바 있다. 물론 난 음악이론은 거의 공부한 바 없지만, 꽤 많은 시간동안 좋아하는 음악과 연주를 반복하여 들어왔기에 새로운 레퍼토리를 추가하지 않으면(많이 듣지는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음악자체에 흥미가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

다행히 금년 하반기는 새로운 곡을 많이 즐겁게 들을 수 있어 행복한 시기였다. 단순하거나 가볍게 들리던 곡들이 와닿는 건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일까. 젊었을 때는 어렵고 심갑하고 복잡한 곡들이 더 도전정신을 북돋기 마련이다. 최근 주로 듣는 신규 레퍼토리는 다음과 같다.

1. 모차르트 : 20년 넘게 진가를 잘 몰라서 방치했던 모차르트. 크라우스 피아노 소나타 전집, 바이올린 소나타 전집, 피아노 3중주 전집과 피노크 교향곡 전집을 듣고 있다. 크라우스의 빠르고 생동감과 우아함을 다 갖춘 연주가 아주 매력적인데 음 하나하나가 또렷이 울리는 음색은 협주곡에서는 반드시 장점만은 아닌 것 같다. 보스코프스키는 훌륭하지만 크라우스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고 첼리스트는 존재감이 많이 약하다.

2. 메트너 : 메트너 자신이 연주한 모든 독주곡과 협주곡, 아믈랭의 소나타 전곡(일본매장에서 중고로 싸게 구입). 인기가 없는 레퍼토리여서 과거 러시아 거장들이 선호했음에도 음반은 거의 남기지 않았다. 절판된 메트너 1집은 50대 초반 메트너 전성기 연주를 싣고 있는데 뒷녹음 보다 확실히 아웃라인이 잘 잡혀있고 빠른 패세지에서의 민첩함과 필요한 부분에서의 강렬한 베이스가 인상적인 최고의 연주다. 60대 후반에 연주한 베토벤 열정은 확실히 노쇠한 감이 있지만 다이내믹 조절에 엄청난 주의를 기울인 게 인상적인데 이게 악보에 다 표시된 것일까 라는 궁금증이 든다.

3.드보르작 : 노이먼이 지휘한 최초 드보르작 교향곡 전집. 쉽다고 가볍고 떨어지는 음악이 아니다.. 아직 다 듣지 못했지만 특히 7번 3악장과 8번이 좋다. 다만 많이 들으면 좀 물리지 않을까 싶다. 전성기 체코필 현은 여리고 섬세한 듯 하지만 필요할 때는 다이내믹함도 충분히 소화해낸다. 노이만은 개성이 부족하다는 평도 있지만 그 자연스러움이 더 와닿는 경우도 많다.

4. 나바라 첼로 연주곡 : 나바라의 연주를 통해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이 정말 좋아졌다(카잘스보다 더 담백하고 호소력 있게 들리는 건 아직 내공이 부족해서일까). 전성기때의 프라하 음반은 난해하지 않은 현대곡들이 많은데 대부분 연주도 매우 훌륭하다. 다만 수크와의 협연은 성공적이진 않은 듯..수크 음색이 너무 날카롭고 브람스에서는 확실히 파워가 부족하다. 나바라도 밸런스를 맞춰주려다 보니 본인 색깔이 약하다. 나바라는 로스트로포비치와 비교하면 자극적이고 강렬한 맛은 덜한데 음색이 담백하고 과하게 대조를 주지 않아 음악이 자연스럽고 깊이가 있으며 특히 저음부에서 나바라 특유의 강한 울림이 있다. 러시안 레퍼토리는 로스트로포비치가 더 낫지 않을까 추정되지만 프로코피에프도 설득력 있는 연주다.

5.크라이슬러 베토벤 소나타집
크라이슬러는 두말할 나위없이 20세기의 가장 중요하고 독창적이며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중 하나지만 이젠 많이 잊혀지고 있다. 주로 귀족적인 우아함과 고상함으로 요약되는 그의 연주스타일은 연대별로 세부적으로는 다양하게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수차례 녹음된 그의 자작곡 연주를 들으면 템포와 비브라토 사용 등 많은 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연습량이 적었음에도 그가 얼마나 치열하고 진지한 음악가였는지를 느낄 수 있다. 그의 최전성기는 1910~20년대인데 30년대부터는 템포를 약간 빨리 가져가면서 간결하고 고전적인 스타일로 바꾸었다. 음색의 풍부함은 줄었지만 아웃라인은 명확해졌는데 아쉬움도 있지만 형식미가 중요한 베토벤 소나타에서는 장점이 많다. 대단히 인간적이고 따뜻하면서도 고전미도 잘 살린 밸런스가 훌륭한 연주다. 피아니스트 루프가 특별한 장점이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라흐마니노프는 비싸서 참여시키지 못했다..) 바이올린만 놓고 보면 음악적 만족 면에서 최상급이다.

by Eternity | 2018/11/10 14:50 | Classical Music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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